여성, 아동 포함한 야만적 대학살
(서울=포커스뉴스) 인간은 과연 언제부터 전쟁을 벌였을까? 최근 인류 최초의 전쟁이 1만년 전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약 1만년 전 케냐 투르카나 호수 근처에서 잔인한 대학살의 흔적이 발견됐다”고 20일(현지 시간)밝혔다.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인류 최초의 전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유골은 아프리카 투르카나 호수 근처 나타룩에서 발견됐다. 학살이 발생한 시기는 9500년에서 1만500년 전으로 추정된다. 이 시대는 지금 사막인 지역이 충분한 수렵인들을 먹여 살릴 만큼 비옥했던 때다.
연구자들이 발견한 증거물은 총 27구 정도로 아동과 출산이 임박한 여성도 포함됐다. 이번 연구는 "이들은 곤봉같이 둔탁한 물체에 맞거나 뾰족한 도구에 찔려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머리, 무릎 등이 구타당한 듯 보였고 손발이 묶인 듯한 자세를 취했다. 학살자들은 어떠한 생존자도 남기고 싶지 않아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를 두고 20일(현지시간) “이는 마치 중세 야만행위나 최근 시리아에서 벌어진 잔인한 행위를 연상시킨다”고 표현했다.
네이처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매장당하지 않았고 몇몇 시체들은 인근 호수에 버려졌다. 나머지는 그들이 떨어진 곳에서 죽도록 방치됐다.
연구진은 “이 증거물이 보여주는 잔인성이 선사시대 유목민들이 1000 여년의 시간 동안 전쟁을 벌여왔던 증거”라고 밝혔다. 또한 영토를 확장하거나 분쟁을 마무리 하는 수단으로 거대하고 계획된 폭력을 사용했을 거라 보고 있다.
이번 발견은 가해자가 피해자와 다른 집단에 속해 있었음을 암시한다. 흑요석으로 만들어진 화살촉은 나타루크 지역에서 드문 암석이었기 때문이다. 살인자들이 외부에서 왔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프로젝트 리더인 마르타 미라존 라흐는 “이번 발견은 오래된 집단 간 폭력의 증거다. 이 사람들은 소규모 약탈자 무리가 의도적 살인을 감행했으며 어떤 계획적 매장도 없었다. 또한 ”전쟁이 몇몇 선사시대 수렵 집단 사이에 벌어지는 레퍼토리였음을 보여주는 유일무이한 증거”라고 말했다.
이 논문의 공동 저자인 로버트 폴라이 교수는 “이 학살 흔적이 우리가 사랑하는 인간 본성과 마찬가지로 공격성 역시 생물학적 본성임을 보여준다고 본다. 진화생물학은 인간에게 동전의 양면 같은 성격이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고 덧붙였다.네이처는 20일(현지시간) 인류 최초 전쟁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발견된 해골.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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