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종 칼럼] 팹리스 스타트업 적극 지원, 반도체 생태계 확장 AI 3대 강국 진입을

편집국 / 기사승인 : 2025-08-14 16: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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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니스트(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전, 서울특별시자치구공단이사장협의회 회장·전, 소방준감)
한국 반도체 수출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9.5%의 속도로 성장하였으나, 같은 기간 동안 메모리 수출이 시스템 반도체 수출보다 2배 빠르게 확대되며 메모리 중심의 수출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산업이 확대하는 가운데 한국 반도체 산업이 계속 성장하려면 팹리스(Fabless │ Fabrication + less │ 반도체 설계기업) 스타트업을 육성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 7월 30일 공개한 ‘팹리스 스타트업 활성화 및 수출 연계 전략’ 보고서를 통해 AI 산업 성장으로 시스템 반도체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지만 한국의 경쟁력은 한참 뒤처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메모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팹리스 스타트업을 육성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제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산업이 성장하며 시스템 반도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은 경쟁국에 한참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우리나라의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2024년 2% 수준으로, 미국(72%), 대만(8%) 등과 큰 격차를 나타냈고 일본(5%), 중국(3%)에도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10년 동안 9.5% 성장을 했지만, 여전히 메모리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의 62.2%가 메모리에 집중됐고 시스템 반도체를 포함한 비메모리 부문은 글로벌 수요 증가에도 소폭 감소했다. 2019년 4월 삼성전자가 ‘2030 반도체 비전’을 발표하고 문재인 정부가 시스템 반도체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아직까지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 반도체로 대표되는 비메모리 매출 비중은 지난 5월 기준 75.3%를 차지했다. 이러한 비중은 오는 2028년까지 약 80%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비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 중인 것이란 분석이 가능해진다. 이는 당연히 맞춤형 설계에 특화한 팹리스 스타트업에도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됨을 의미한다. 시스템 반도체는 설계에 특화한 팹리스(Fabless) 기업과 주문에 따라 맞춤 생산을 하는 파운드리(Foundry) 기업으로 생산 공정이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팹리스 스타트업 수에서 중국(567개), 미국(323개), 인도(104개)에 이어 4위(61개)를 차지할 만큼 활발하게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또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의 42.6%가 1개 이상 특허를 보유해 이스라엘(68.8%)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일 만큼 잠재력도 풍부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팹리스 스타트업이 놓인 생태계는 허약한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대표적 사례로 평균 누적 투자유치액을 보면 중국 팹리스 스타트업은 1억 165만 달러, 미국은 8,272만 달러 수준이지만 한국은 3,780만 달러에 머무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팹리스 스타트업의 95%는 제품 출시나 대규모 확장 등을 골자로 하는 투자유치 초기 단계에 머무는 반면, 미국(29.9%)과 중국(14.8%)에는 4차 산업으로 확대하거나 해외로 진출하는 등 투자유지 성숙 단계에 진입한 사례가 많다. 한국의 팹리스 스타트업은 설계자산(IP), 전자 설계 자동화(EDA) 툴을 포함한 위탁 생산 과정 전반적으로 해외 의존도도 높은 형편이라고 보고서는 짚었다. 또한, 팹리스 스타트업을 활성화하고 시스템 반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산업 기반 조성과 수출 지원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팹리스 스타트업 가운데 한국 기업 비중은 3.8%로, 중국(35.5%)과 미국(20.2%)에 크게 뒤처져 있다고 지적하고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의 약 95%가 아직 초기 투자 단계에 머물러 있어 본격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하는 실정이라 판단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특허 등록은 활발하지만, 상용 제품 개발이나 외국 수출로 이어진 사례가 많지 않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특허 등록은 활발하지만, 상용 제품 개발이나 해외 수출 실적으로 이어진 사례가 많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메모리 반도체 일변의 산업구조를 해소하고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복안으로 팹리스 스타트업 육성에 주목했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맞춤형 설계에 특화된 팹리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메모리에 집중된 반도체 산업 구조를 업그레이드하려면 팹리스 산업 활성화와 수출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가 강해야 파운드리(Foundry │ 반도체 위탁 생산)도 함께 성장하고 ‘AI 3대 강국’으로 진입할 수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들이 일정 수준의 외형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열악한 투자 환경과 정책 지원이다. 문제는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의 약 95%가 아직 초기 투자 단계에 머물러 있어 본격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5월 기준 팹리스 유니콘의 수는 중국이 26개, 미국이 8개인 데 반해 한국은 리벨리온 1곳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확장하려면 팹리스 스타트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해지는 이유이다.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예산을 통합·조정해 재정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고 반도체 생태계 펀드 내에서 팹리스의 할당 비율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반도체 연구개발(R&D)뿐 아니라 AI 개발 업체 등에는 주52시간 근무제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가 앞서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장기적 전략으로는 민간 주도로 자율적 성장을 도모해야만 한다. 특히 한국이 강점을 가진 신경망처리장치(NPU)와 엣지(소형) 디바이스 분야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키운다면 글로벌 경쟁에서도 충분히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팹리스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하고 육성해 반도체 생태계 확장을 통해 AI 3대 강국 진입을 앞당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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