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인종청소’ 주범 카라지치 징역 40년형

편집국 / 기사승인 : 2016-03-25 12:25:58
  • -
  • +
  • 인쇄
2년 전 검찰은 종신형 구형

1992년 학살 혐의는 무죄

카라지치 무죄 입증하려 증인 238명 출석

희생자 가족들 “공의가 실종됐다”
△ Radovan Karadzic Faces War Crimes Tribunal

(서울=포커스뉴스)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가 라도반 카라지치(71)에게 징역 40년형을 선고했다.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들은 ‘관대한 형량’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스니아 인종청소를 주도한 라도반 카라지치에게 ICTY가 내전촉발과 반인도적 범죄 등 11가지 죄목을 들어 징역 40년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이 판결의 재판장은 대한민국 최초의 유엔국제재판관을 역임한 권오곤 ICTY 부소장이 맡았다.

재판부는 카라지치가 주동한 학살로 인해 7000명 넘는 성인 남성과 소년이 7000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권오곤 재판장은 “카라지치는 대량학살을 승인한 장본인으로 무슬림 포로들을 ‘상품’이라는 암호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보스니아 내전이 이어진 3년간 성인 남성과 소년은 고문을 당해 숨지거나 아사했고, 여성은 강제 수용소에서 성노예로 비참한 삶을 살았다고 전했다.

남색 양복 차림의 카라지치는 평결과 선고가 진행된 100분간 무표정으로 앉아있었다. 방청석의 낯익은 세르비아 언론인 2명을 보고는 미소를 내보이기도 했다. 인종학살 피해자와 생존자 가족의 눈길은 피했다.

재판 내내 방청석은 조용했다. 그러나 재판장이 1992년 4만5000명이 숨진 대량학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자 방청객은 잠시 술렁였다. 실망에 찬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재판부는 보스니아 내전 초기인 1992년 대량학살은 세르비아 무장세력이 이슬람 교도들을 강제 이주시키면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ICTY 검찰은 2년 전 이 또한 카라지치와 무관하지 않다며 종신형을 구형한 바 있다,

카라지치의 수석 변호사 피터 로빈슨은 40년형이 선고되자 “믿을 수 없다”며 “무죄를 계속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라지치는 30일 이내에 판결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의가 받아들여지면 재판은 앞으로 3년간 더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재판이 진행된 4년 동안 재판부는 심의를 무려 500일 넘게 했다. 카라지치는 결백을 입증하겠다며 증인 238명을 데리고 나왔다. 카라지치는 내전이 발발한 원인을 이슬람 교도들의 분리독립 요구로 돌렸다.


올해 일흔이 넘은 카라지치에게 40년형과 종신형은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희생자 가족은 이번 판결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ICTY가 있는 헤이그에서 종신형 선고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스레브레니차에서 자행된 학살로 인해 남편과 아들을 잃은 카다 호틱은 “보스니아에서 발생한 모든 살인이 모두 카라지치 때문”이라며 카라지치에게 종신형을 선고해줄 것을 요구했다.

보스니아 내전은 구 유고슬라비아 연방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발발했다. 세르비아계 지도자 카라지치는 독립을 요구하는 보스니아 내 이슬람교도들과 크로아티아계를 상대로 인종청소를 자행한 혐의를 받아왔다.

2008년 버스에서 카라지치를 붙잡은 세르게 브라머츠 ICTY 검사는 “제노사이드(대량학살)는 전쟁범죄나 반인도적 범죄와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범죄”라며 이번 선고 결과에 좌절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나타샤 칸디치 세르비아 인권 변호사는 “이 판결은 역사의 진보를 방해하는 결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가 헤이그에 자리한 국제유고전범재판소 법정에 섰다. 재판부는 카라지치에게 징역 40년형을 선고했다. (Photo by Serge Ligtenberg/Getty Images)2016.03.25 ⓒ게티이미지/이매진스 지난 2015년 스레브레니차 대학살 20주년을 맞아 희생자 가족들이 포토카리 묘역을 찾았다. 희생자 136명이 새로 확인돼 묘역에 묻혔다. (Photo by Matej Divizna/Getty Images)2016.03.25 ⓒ게티이미지/이매진스 1995년 스레브레니차 대학살 희생자 묘역에서 한 여성이 얼굴을 움켜쥔채 흐느끼고 있다. 카라지치의 부하였던 라코 믈라지치에 대한 재판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Photo by Matej Divizna/Getty Images)2016.03.25 ⓒ게티이미지/이매진스

[저작권자ⓒ 서울세계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세계타임즈 구독자 여러분 세계타임즈에서 운영하고 있는 세계타임즈몰 입니다.
※ 세계타임즈몰에서 소사장이 되어서 세계타임즈와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합시다.
※ 구독자 여러분의 후원과 구독이 세계타임즈 지면제작과 방송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

세계타임즈 후원 ARS 정기회원가입 : 1877-0362

세계타임즈 계좌후원 하나은행 : 132-910028-40404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 구독자 여러분의 후원과 구독이 세계타임즈 지면제작과 방송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

세계타임즈 후원 ARS 정기회원가입 : 1877-0362

세계타임즈 계좌후원 하나은행 : 132-910028-40404

후원하기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