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종 칼럼] 사회 근간 흔드는 보이스피싱 피해액 역대 최고, 강력한 대응 절실

편집국 / 기사승인 : 2025-07-18 1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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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니스트(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전, 서울특별시자치구공단이사장협의회 회장·전, 소방준감)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 │ 전화 금융사기) 범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범죄 수법이 갈수록 교활해지고 나날이 지능화되고, 그 피해 또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보이스피싱은 음성(Voice)과 개인정보 낚시(Phishing)를 합성한 신조어로, 전화를 이용해 개인의 중요한 정보를 불법적으로 얻어내는 금융사기 수법을 말한다. 보이스피싱은 단순한 사기를 넘어 사회의 근간을 흔들어대는 심각한 범죄행위로 반드시 발본색원(拔本塞源)해 뿌리를 뽑아야만 한다. 지난해 범죄 피해액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을 정도로 증가하는 속도가 혀를 내두르게 빨라 개인과 사회 전체의 강력한 대응과 엄중한 응징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2만 839건에 달했고, 피해액은 8,545억 원에 이른다. 2021년 7,744억 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금액이다. 지난 7월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1만 2,339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1만 52건보다 23%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 액수가 6,421억 원으로 이러한 추세라면 보이스피싱 피해액 ‘1조 원’ 시대가 올해로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개별 사건당 평균 피해액은 지난해 상반기 3,225만 원에서 올해 상반기 5,204만 원으로 61% 급증했다. 

 

사건당 평균 피해액은 5,204만 원이라고 한다. 1년 전보다 61% 증가했다. 1억 원 이상의 고액 피해 사례도 1,548건이나 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618건과 비교하면 150%나 늘어난 셈이다. 5,000만 원에서 1억 원 사이 피해도 89%나 증가했다. 100만 원 이하 피해가 48%나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정교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고액 피해를 유발하는 전문 사기 조직이 늘어난 탓이다. 실제로 기관 사칭 범죄는 지난해 41%에서 올해 51%로 늘었다. 범죄 조직도 점차 기업화하는 모양새다. 계열사처럼 대포 통장을 제공하거나 돈세탁을 지원하는 조직까지 등장할 정도로 위태롭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취약한 50대 이상 피해자 비율이 53%에 달한다는 점은 더욱 우려를 키운다. 특히 해킹사고 등으로 개인정보 유출이 늘어난 것도 이런 신종 보이스피싱 피해를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개인정보를 이용한 사기 피해 사례는 다양하다. 피해자의 욕망을 자극해 자산을 탈취하는 전략을 택한다는 점에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범죄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기관 사칭형 범죄가 51%를 차지하는 데다 ‘악성 앱’ 설치를 통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카드 배송 알림, 대출 신청 안내, 사건 조회 통지 등의 방식으로 접근해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악성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악성 앱을 통해 탈취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통화내용 녹음, 원격제어, 실시간 위치정보 확인까지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감독원·검찰·경찰 등 실제 전화번호를 80개 도용하고, 강제수신·강제발신 기능을 이용해 피해자들이 의심할 여지를 차단했다. 

 

이런 수법이 전 세계적으로도 확산하고 있는데 작년 하반기 피해가 상반기보다 무려 442% 증가했을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빨라 특별한 주의와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이처럼 보이스피싱은 첨단 기술을 악용해 빠르게 진화하는데 우리의 대응은 여전히 경고 문자 발송 등 구시대적 방식에 머물러 있다. 개인의 주의만으로는 고도화되는 신종 수법에 대응하는 것이 한계에 이른 만큼 첨단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대응책이 필요하다. 공공기관에서는 개인정보나 신용정보를 물어보지 않기에 무대응이 상책이란 점을 상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전화로 사람을 속여 금전을 탈취하는 보이스피싱이 횡행하는 가운데 문자로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스미싱(Smishing)’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스미싱(Smishing)은 SMS(문자메시지)와 Phishing(피싱)이라는 단어의 합성어이다. 지난해 220만 건에 육박해 전년 대비 무려 4.4배 증가했다.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으로 입은 피해 금액이 개인당 평균 4,000만 원이 넘을 정도라고 하니 그 피해 규모 또한 매우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악용한 ‘딥보이스(Deep voice │ 특정인의 목소리 복제 기술)’로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거나, ‘딥페이크(Deepfake │ 불법 합성물)’로 얼굴과 영상을 합성해 실제 가족이나 지인처럼 속이는 수법이 등장했다. 이런 수법이 전 세계적으로도 확산하고 있는데 지난해 하반기 피해가 상반기보다 무려 442% 증가했을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빨라 특별한 주의와 경계심을 가져야만 한다. 피해 예방에 주안점을 두고 다양한 홍보 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나 범죄를 막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본인 스스로가 예방 능력을 키워 피해당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문제는 보이스피싱 피해 1조 원 시대에도 대책은 제자리걸음이라는데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횡행하기 시작한 2006년부터 19년 동안 관련 부처에서 쏟아낸 대책만 140여 차례에 달한다. 하지만 범죄 수법은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진화했고, 피해 규모도 줄어들기는커녕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보이스피싱 조직은 더욱 악랄하게 개인의 재산을 갈취하고, 평범한 일상을 파괴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처럼 보이스피싱은 첨단기술을 악용해 빠르게 진화하는데 우리의 대응은 여전히 경고 문자 발송 등 구시대적 방식에 머물러 있다. 개인의 주의만으로는 고도화하는 신종 수법에 대응하는 데 한계에 이른 만큼 첨단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대응책이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의 선제적 차단 시스템 구축 등 기술적 대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각종 피싱 범죄는 피해자에게 엄청난 경제적·정신적 충격을 미친다. 금전적 피해도 피해지만 속아 넘어갔다는 자책감과 수치심도 상당해 마음도 병들게 하고 영혼까지 피폐하게 만든다. 게다가 가족과 친지, 지인 등 모든 인간관계에 대한 불신과 의심이 생기고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 합쳐져 일상이 망가지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일본은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자동 녹음 기능이 부착된 보이스피싱 예방 전화기 구입비를 보조해, 의심스러운 전화를 자동으로 녹음하여 추후 증거로 활용하거나 스스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금융기관의 책임을 강화하는 한편, 국제 공조 강화를 통한 보이스피싱 조직 소탕에 나서고 있다. 우리도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한 수사 및 검거 역량을 더욱 높여야만 한다. 

 

또한, 디지털 포렌식 기술을 활용하여 범죄 수법을 면밀히 분석하고, 신종 수법에 대한 예측 및 예방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이스피싱 패턴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기술적 방어망을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통신사와 금융기관, 수사기관이 협력해 악성 앱 설치를 탐지하고, 의심스러운 통신 기록과 거래를 경고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도 시급하다. 또한. 디지털 환경에 취약한 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정부와 금융기관은 구체적 피해 사례와 새로운 수법을 신속하게 공유하는 플랫폼 구축도 필요하다. 개인의 경각심, 수사기관의 강력한 의지, 그리고 금융기관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한데 어우러져 그 시너지를 극대화할 때 비로소 보이스피싱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각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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