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무주군의회 박찬주 의장을 만나다...“ 대의민주주의 구현하는 지역 파수꾼”

최준필 기자 / 기사승인 : 2021-11-24 1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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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군민 눈물 닦아주며 균형과 내실있는 의정운영에 앞장

 

[세계타임즈 최준필 기자] 무주군의회 박찬주 의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안녕하세요, 박찬주 의장님.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먼저 의장님 본인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제8대 무주군의회 후반기 의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박찬주입니다. 세계타임즈 지면을 통해 독자여러분과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제가 활동하고 있는 무주군은 인구 2만 4000명의 전형적인 농촌지역입니다. 젊은이보다 어르신이 많다 보니 편안한 삶, 걱정 없는 노후에 관심이 많은 곳입니다. 저는 의회에 오기 전 무주에서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면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의원이 되고 나서는 농촌지역의 취약점이라 할 수 있는 주거환경과 이동편의, 의료접근성, 문화예술 활동 등을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의정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재선의원이 되고 의장을 맡게 되면서 동료 의원님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이끄는 비중이 커졌습니다. 의회를 대표해 행정에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고 주민과의 갈등을 중재해야 하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주민을 대표하여 말하고, 주민을 대신해서 행정과 소통하는 입장에 있다 보니 부담도 크지만 대의민주주의 구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Q. 의장직을 맡게 됐을 때 포부 및 각오 한 말씀과 의장직을 맡으면서 그동안 이룬 성과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사실 의장을 맡은 지 얼마 안 돼서 무주군에 큰 우환들이 겹쳤습니다. 제가 2020년 7월 1일에 후반기의장으로 취임했는데 8월 6일~9일에 큰 비가 내렸어요. 거기에다 용담댐 대량방류 때문에 금강 수계지역이 말도 못 할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취임 전부터 코로나19 유행은 계속되고 있었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피해 복구에 의정활동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관광수입에 기대는 자영업자의 눈물, 자연재해와 방류피해에 상처 입은 농민들의 눈물 닦아주는 게 일이었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렸듯 대화와 협치의 의정활동이 상처 입은 분들에게 부족하나마 힘을 드리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끔 한 점은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고난의 짐을 의회가 대신 짊어지는 자세로 군민 여러분을 만나다 보니 의회에 대한 신뢰도 높아진 것 같아요. 무주군의회에 대한 이런저런 요구사항을 듣다 보니 그런 확신이 생깁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무주를 어떻게 설계하고 가꾸겠다는 구상이 계획으로 남은 점은 아쉽습니다. 다만 무주군이 이런 상황을 예측해서 대책과 재원을 만들어놓도록 하는 등 제도적으로 보완한 점은 성과입니다. 그리고 무주군의회가 무주군과 함께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전주-김천 철도 개설사업이 얼마 전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이 됐어요. 이런 성과들을 통해 지역개발과 그물망복지, 내실 있는 재정운용이 조화를 이루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했다고 자평합니다.

 


Q. 의장님께서 이번에 열정적인 의정활동과 지역발전 및 주민을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의정봉사상 수상을 하셨는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에서 제게 의정봉사상을 주신 데 대해 개인적으로 영광이고 또 무주군민 여러분께도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사실 제가 펼치는 의정활동 방식과 결과에 대해 언제나 확신은 갖고 있지만 주민 여러분과 전문기관의 평가를 받을 기회가 매우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이 방식이 맞는지에 대해 의문도 생기곤 했습니다. 때마침 협의회에서 주신 의정봉사상을 통해 그동안 구현해온 의정방향과 방식이 옳았음을 증명하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조금 더 적극적이고 친밀한 의정활동을 펼치는 의장이 되려고 합니다.



Q. 의장으로서 일을 해나가실 때 자신만의 철학은 무엇인가요?

 

A. 대화와 협치입니다. 어떤 일이든 대화로 풀어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가장 효과적입니다. 지금도 의회에는 매일매일 많은 주민들이 방문하시거나 의원께 연락해서 민원을 제기하거나 다양한 사업을 제안합니다. 또 행정에서도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거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미리 협의하고자 직원이 자주 찾아옵니다. 물론 공식일정인 정례회와 임시회가 있긴 하지만 이 기간에 어떤 일을 인지하고 해결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사전협의를 많이 합니다. 의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갈등을 해결하는 일인데 저는 의회를 대표하여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자 해요. 의원 개별의 의견도 듣고, 법령과 조례, 기준에 의거해 원칙적으로 안 되는 것은 교통정리를 해줍니다. 이때 마음이 다치지 않게 포용하는 자세도 필요해요. 민원이든 사업이든 가능성은 보태고 부담은 덜어줘야 주민의 안정적 생활이 가능해져요. 이런 기준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의장님께 무주란 어떤 곳인가요?


A. 무주는 제가 나고 자라온 삶의 터전입니다. 어린 시절 제게 무주군이 영감을 얻고 꿈을 키우는 곳이었다면 지금은 모든 것을 바쳐 일구는 삶터로 입장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제게 신체ㆍ정신적으로 완전한 터전인 점은 변함없지요.


2만 4000명 군민의 생활까지 보듬어야 하는 자리에 있다 보니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일까지 신경 쓰게 돼요. 삽을 대야 할 곳과 펜을 그어야 할 곳, 붓칠 할 곳을 선별하고 재원을 분배하는 일도 합니다. 무주군은 그동안 어느 정도 기반시설을 갖췄는데 문화감수성을 살리는 일에는 부족함이 있는 것 같아 붓칠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예술활동을 장려하는 시설이나 제도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저는 무주가 대한민국의 지표도시라고 생각해요. 깨끗한 자연환경과 더불어 소멸위험지역의 표본이 되는 곳입니다. 자연환경은 유지하면서 소멸위험지역 꼬리표는 떼어낼 책임이 저한테 있습니다.

 


Q. 무주는 관광을 중심으로 향후 큰 발전을 이룰 거라 생각하는데, 의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앞으로의 무주는 어떤 모습인가요?

 

A. 산간 농촌지역인 무주군의 인지도는 과거와 비교해 많이 높아졌지만 아직 지명을 말하면 어디에 위치해있다고 딱 짚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주군은 몰라도 구천동이나 덕유산은 한번쯤 와보거나 주변에서 들어서 잘 알고 있어요. 이것이 장점이자 숙제이기도 합니다. 무주덕유산리조트와 구천동관광특구에 편중된 관광형태는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무주군의 관광산업도 큰 타격을 받았는데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도 됐습니다. 우선 여행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잘 구비된 시설과 휴양지 중심의 원 포인트, 단체 중심의 관광에서 토탈관광, 비대면관광지로 눈을 돌리는 관광객이 많아지고 있어요. 덕분에 무주의 자연환경도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부남면의 금강벼룻길, 안성면 칠연계곡, 설천면의 태권명상의 숲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전설과 실화가 섞인, 이야기가 있는 곳이지요. 특정 관광지에서 지역을 소비하는 식으로 변화하는 여행방식을 무주군이 잘 소화해낸다면 이미 있는 관광자원까지 더해 사계절 감탄하며 방문하는 곳이 될 거라 기대합니다.

 

Q. 관광분야 외에 무주에 잠재된 여러 자원과 가능성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무주군보다 무주덕유산리조트가 더 유명한 것처럼 무주는 관광지, 휴양지로 많이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지리적, 학술적으로는 덜 주목받고 있어요. 나제통문 유래에서 알 수 있듯 과거 무주는 신라와 백제의 접경지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가야 유물이 출토돼서 학계 관심을 많이 끌었습니다. 백두대간이 워낙 험하다 보니 한국전쟁 때는 덕유산에 인민군 사령부가 진을 치기도 했습니다.


지정학적 요인으로 우리가 알아야 할 역사적 사실 중 또 한 가지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적상산 사고의 존재입니다. 적상산은 전국에서 알아주는 단풍명소인데 조선시대에는 실록을 보관하는 사고를 만들었습니다. 험준한 산새가 외부침략으로부터 방어하기 용이해서 국가기록물을 보관할 안전한 장소로 진작부터 인정받은 곳입니다. 그래서 무주군에서는 2019년부터는 적상산 사고봉안행렬 재현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즐겨보는 사극이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이 많은 것은 조선왕조실록이 있어서 고려나 신라에 비해 고증하기가 매우 쉬웠기 때문입니다. 무주에 실록이 보관돼있었다는 사실은 우리 지역에 매우 중요한 역사문화자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주는 충청도, 경상도와 경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역특성 때문에 산간지역인데도 여러 문화와 언어가 많이 섞여있습니다. 행정구역상 전라도인데 충청도,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분들도 많아요. 즉 문화완충지대로서 역할해온 과거가 있는 겁니다. 학술적으로 정확히 정리된 자료가 아직 부족하지만 무주에서만 쓰이는 고유의 단어와 형용사도 있고요. 관광지로 잘 알려져 있는 무주가 실은 인문학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무주군민께 대한 인사와 향후 계획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코로나19 국면이 위드코로나로 전환됐습니다. 그동안 무주군에서도 간헐적으로 확진자가 나왔지만 군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으로 대량 확산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위드코로나 전환이 다급한 분들께 다소 숨통을 트이는 조치이기에 안심도 되지만 방역인식을 저해하는 계기로 삼아서는 안 되겠습니다.


많은 눈물을 보았습니다. 텅 빈 업장에 종업원마저 내보내고 살길이 막막해진 상인, 덩달아서 줄어든 농산물 소비 자연재해를 입고 크게 위축된 농민 등 많은 분들께서 의회를 찾아와주셔서 대안을 모색했습니다. 이런 아픔을 속으로 삼키는 분들은 더욱 많았습니다. 모두 심각하고 급할수록 나의 일이라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자극해주신 분들입니다. 군민 여러분께서 자극해 주신 덕분에 무주군의회도 힘 있게 운영될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 의정활동을 평가해볼 때 언제나 주민을 섬기는 자세로 의정활동에 임했다고 생각하지만 무주군민 여러분이 보시기에 부족한 점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약자에 낮은 자세, 강자에 힘 있는 자세로 어두운 곳을 더 들춰보는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약속드립니다. 특히 2022년부터는 지방의회가 독립된 기구로 운영됩니다. 제도 보완과 내부결속을 통해 더 나은 능력을 발휘하는 무주군의회를 보여드리고자 노력하겠습니다. 군민 여러분의 행복한 삶을 위해 더욱 꼼꼼하고 경쟁력 있는 의회를 만들겠습니다. 성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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