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종 칼럼) ‘AI 피크아웃’ 우려에 '빅테크 규제' 겹쳐, 수출 불확실성 극복을

편집국 / 기사승인 : 2024-08-14 13: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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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전, 서울특별시자치구공단이사장협의회 회장)
우리나라 올해 6월 경상수지가 122억 6,000만 달러의 흑자를 내며 2016년 6월(124억 1,000만 달러)과 2017년 9월(123억 4,000만 달러)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의 흑자를 기록했다. 통계 공표를 시작한 1980년 1월 이후 6년 9개월 만에 월간 기준 역대 세 번째로 흑자 폭이 컸다. 인공지능(AI) 산업 관련 반도체 수출 호조와 원자재 수입 감소 등의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7일 발표한 ‘2024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122억 6,000만 달러(약 16조 8,900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지난해 10월 1년 2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로 반등한 뒤 올해 6월 588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541억 3,000만 달러 대비 8.7% 급증하며 9개월째 증가세가 이어간 데 반해, 수입은 올해 6월 473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502억 2,000만 달러 대비 5.7% 감소해 상품수지 흑자가 114억 7,000만 달러로 불어난 영향이 컸다. 6월 기준 반도체 수출은 50.4% 급증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정보통신기기 수출도 20.6%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377억 3,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억 5,000만 달러와 비교해 무려 32.8배나 대폭 개선됐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문제는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는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관건이다. 미국발(發) ‘R(Recession │ 경기 침체)’의 공포와 ‘제5차 중동 전쟁’ 등의 리스크가 현실화하면 수출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최근 급락한 배경에는 그동안 기술주 랠리를 이끌어 왔던 인공지능(AI) 시장에 대한 회의론(거품론)이 제기되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주가가 과열됐다는 투자자들의 ‘깨달음’이 연쇄 투매를 불러왔고 엔화 강세에 따른 유동성 쇼크, 미국 고용지표 악화 등 세계 경기 전망에 대한 공포가 매도 행렬로 이어졌단 분석이다. 지난 8월 5일(현지 시각) 미국 증시에서 애플(AAPL) 주가는 4.82% 떨어졌고 엔비디아(NVIDIA)도 6.36%, 구글(Google) 모회사 알파벳(Alphabet)은 4.61% 하락하면서 몇 년간의 증시 상승세를 이끌어왔던 기술 랠리가 마침표를 찍는 모습이 이를 방증한다.

미국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Sequoia)는 AI 부문에 약 6,000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AI 관련 매출은 1,000억 달러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AI 투자가 곧 정점을 지나 위축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AI 피크아웃(Peak Out │ 정점 통과)’ 우려에 불을 지폈다. 일각에서는 AI 반도체에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공급과잉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 콜롬비아지역 법원은 5일(현지 시각) 구글(Google)이 검색 시장에서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결을 내리는 등 ‘빅테크(Big tech)’ 규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AI 선두 기업인 엔비디아(NVIDIA)도 미국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AI 투자 둔화와 정보기술(IT) 산업 제재 강화가 우리나라 수출의 견인차로서 역할을 해온 반도체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올해 하반기 이후의 수출 시장 여건을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왜냐면 주식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으며 무너져 내린 인공지능(AI) 시장에 대한 회의론(거품론)은 일시적인 AI 기업의 가격과 기대감일 뿐, AI 산업의 수요와 수익모델 등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Fundamental │ 기초체력)’의 내재가치는 여전히 견고하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다양한 외부 변수로 인한 수출 불확실성에 대비해 전방위인 방파제를 든든히 쌓고 유연한 선제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8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반도체 수출 비중은 7월 25일까지 전체 수출의 18.4%(387억 3,000만 달러)를 차지하는 등 여전히 반도체 의존도 높다. 지난달 대중국 수출은 114억 1,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달(99억 2,000만 달러)보다 14억 9,000만 달러(14.9%) 증가했다. 지난달 대미국 수출도 101억 8,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달(93억 달러)보다 8억 8,000만 달러(9.3%) 증가했다. 이렇듯 수출 품목에서는 반도체 중심으로 치우쳐있고, 수출 시장에 있어서는 중국·미국 2개 국가가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 12%에 머물렀던 대미 수출 비중도 매년 꾸준히 증가하며 작년 18.5%까지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처음으로 중국을 추월하며 미국이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따라서 수출 품목을 다양화하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며 기술 초격차를 확보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만 다가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거세게 불어닥칠 보호무역주의의 파고를 넘어 흔들림 없이 수출 증대 전략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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