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해상풍력 1·2호 환경영향평가 초안, 관계기관 협의 없이 계획 전제…제도 신뢰 흔들

우경원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2 05: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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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해상풍력 1·2호 사업과 관련하여, 환경영향평가 초안이 전력 인입 경로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어 절차적 정당성과 제도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덴마크의 오스테드가 주도하는 인천해상풍력 1·2호 사업은 송도 해역을 전력 인입 지점으로 설정하고 있으나, 해당 해역은 해양수산부와 국방부 등 국가 주요 전략시설이 밀집된 구역으로 현실적으로 송전망 구축이 어려운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경로에 대한 관계기관과의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초안 공람 및 주민 설명회가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자는 해당 내용을 '계획'으로 명시하고 있으나, 환경영향평가의 본래 목적이 입지 타당성과 환경성,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에 있는 만큼, 핵심 기술 요건인 전력 인입 경로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평가가 선행되는 것은 제도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영향평가는 명확한 경로 확정 이후에 수행되어야 하며, 사전 계획만으로 추진될 경우 행정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번 환경영향평가는 「환경영향평가법」 제22조 및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제31조 제2항 별표3의 [3.에너지개발사업]에 따라, 정격출력 1만킬로와트를 초과하는 발전시설에 대해 의무적으로 시행되는 법정 절차이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가 협의 의뢰기관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해당 절차는 단순한 사전 준비가 아니라 인허가 판단의 필수 요건이다.

그러나 현재 제시된 환경영향평가 초안은 경로가 확정되지 않은 채로 수산생물, 해양생태, 어업 등에 미치는 주요 영향에 대해 항목별로 '경미함' 또는 '미미함'이라는 표현으로 정리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절차에서 어업인 피해 가능성을 축소하거나 형식적으로 처리하는 데 악용될 우려가 있다. 실제로 사업자가 초안에서 표현한 '계획'이 관계기관 검토 없이도 공람을 통해 행정적으로 기정사실화될 경우, 향후 어업권자 및 수협 등 이해당사자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기 어렵게 될 수 있다.

이로부터 우려되는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계획'으로 기술된 내용이, 향후 공유수면 점·사용허가 단계에서 이미 평가와 협의가 끝난 것으로 간주되어 권리자의 권익이 축소될 수 있다.
둘째, 이로 인해 공유수면 점·사용허가 시 '권리자 동의' 절차가 형식적으로 처리될 위험이 있으며, 이는 피해 보상과 직결되는 어업인 권익 보호와 충돌할 수 있다.
셋째, 관계기관인 해양수산부, 국방부 등 정부기관의 의견이 사전에 수렴되지 않은 채 행정절차가 진행될 경우, 최종 인허가 단계에서 충돌이 발생하거나 사업 전체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넷째, 이러한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다가 향후 변경이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을 사업자와 관리청 중 누가 질 것인지에 대한 사전 고려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책임 회피성 행정으로 비춰질 수 있다.
다섯째,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환경영향평가가 선행되는 절차는 향후 변경 시 법적·사회적 책임을 불명확하게 만들며, 이는 결국 사업자와 관리청 양측 모두의 무책임한 태도를 조장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행정사법인 해사인의 관계자는 “이처럼 핵심 기술 조건이 미확정된 상태에서 환경영향평가가 선행되고, 그 결과가 공유수면 점·사용허가나 손실보상 여부에 직접 인용되는 구조는 심각한 절차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며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법정 절차 이행은 이후 변경 시 사업자나 관리청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관계기관 협의 및 권리자 의견청취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절차는 결국 권익 침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사업자와 관리청은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신재생에너지가 인류 공동의 미래를 밝힐 중요한 해답이라면, 그 추진 과정 또한 정교한 원칙과 투명한 절차 위에 놓여야 한다”며 “속도를 앞세워 불안정한 계획을 밀어붙이기보다는, 기초부터 단단히 다지는 설계가 진정으로 빠르고 지속가능한 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페인의 OW, 한국남동발전 등 인천의 해역에서 유사 사업을 준비 중인 후발 업체들 역시 같은 우를 범하지 않도록, 사전 협의와 기술적 경로 확정을 기반으로 한 환경영향평가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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